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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FC 이태호 “축구 하는 기계보단 공부와 축구를 병행하는 풍토가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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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PFA 작성일20-03-30 19:02 조회8,4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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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고교 축구 주말리그제 전환은 ‘학교 체육 정상화’를 위한 첫 발걸음이었다. 축구하는 기계를 만들기보다 공부와 축구를 병행하는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의 획기적인 변화였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아직도 현장은 2009년 의식에 머물러있다. 여전히 현장에선 축구 실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못마땅해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학생선수가 운동을 관뒀을 때의 삶을 책임져 주진 않는다.

부천 FC 1995의 이태호. 고3 때 주말리그를 처음 경험한 그는 성균관대를 거쳐 2013년 일본 J2리그(2부) 몬테디오 야마가타에 입단했다. 일본에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주가가 상승했고, 그 기세를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특례까지 받았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잘 나갈 것 같은 그의 축구 인생에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K리그에 복귀하려 했던 이태호는 예상치 못한 제도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당시만 해도 K리그 드래프트 지명을 거부하고 해외 클럽 팀과 첫 프로 계약을 맺은 선수는 K리그 등록이 금지됐다. 이에 이태호 또한 K리그에서 뛸 수 없었고, 내셔널리그 천안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일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다시 들어오려고 했다. 특히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니 더욱더 그립더라. 그래서 K리그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는데 참 어려웠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 내가 열심히 뛰는 장면을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답답한 마음뿐이었다.” 이태호의 말이다.

답답한 현실을 잊기 위해 이태호가 선택한 방법은 독서였다. 훈련 및 일과시간이 끝난 후 자기 시간을 틈틈이 활용했다. 이태호는 각종 기본 인문 서적을 비롯해 경제 서적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으로 자신을 살찌우기 시작했다.

 

‘서른 즈음에’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한 이태호

취업난이 심한 요즘. 점점 처음 취업하는 연령이 점점 올라가고 있는 상황. 서른 살은 아직 한창 사회에 진출해 이제 막 적응을 하는 단계다. 하지만, 운동선수의 경우는 다르다. 비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20대와 30대.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은 크다.

30살. 축구 선수로서 전성기 나이이고 한창 뛸 때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태호는 고갤 저으며 “많은 스포츠 종목 가운데 축구는 아무래도 다른 종목에 비해 선수 생명이 짧은 편이다. 많은 체력이 필요하고 부상 위험도 크다 보니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전 미래를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강해 보이는 인상에다 책하고 거리가 먼 이미지이지만, 독서가 취미라는 반전 매력을 가진 이태호. 그는 항상 ‘축구선수도 공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요즘 재활 치료 공부에 푹 빠져있다는 이태호는 “일본에서는 현역 선수들이 대학원도 다니고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왜 한국에서도 직장인들이 회사 퇴근 후에 대학원을 다니거나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하지 않는가. 그런데 한국에선 축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다. 물론 현재에 충실한 것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전 축구와 공부는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 선수들의 경우, 축구와 공부를 병행하는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더 좋은 기록을 낸다는 통계도 있더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 선수들뿐만 아니라 초·중·고교 선수들도 국외 진출이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언어 공부와 지도자 과정, 혹은 축구 산업에 종사하기 위한 공부를 병행하면 뜻하지 않게 축구를 그만두더라도 큰 시련 없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다고 이태호는 굳게 믿고 있다.

인터뷰를 끝낼 무렵 마지막으로 이태호가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에게 간곡히 주문한 건 축구선수들의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선수협도 큰 노력이 필요하다’였다.

이태호는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가장 처음 하는 것이 선수협에 가입하는 거였다. 정말 당연한 일이었는데, 한국은 분위기가 아주 달랐다. 선수협에 대해 선수들이 가진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 선수협도 선수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 선수협이 선수들이 은퇴 이후에 어떤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교육과 강좌를 열고 설명한다면 참 좋을 거라고 본다. 저 또한 제가 경험했던 것을 선수협과 함께 선수들에게 나누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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